"동물 병원에서 호구 잡혔어요" 진료비 알려달랬더니 오히려 가격 올리겠다는 수의사들

농림축산식품부가 올해 4월 발표한 '2020년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반려동물 가구는 총 638만 가구로 드러났습니다. 이는 전체 응답자의 27.7%로 추정되고 있는데요. 네 가구 중 한 가구는 반려동물을 기른다는 뜻입니다.

 

 

1. 반려동물 의료 시장, 무려 1조 원?

반려 가구의 구성원들에게 반려동물은 단순히 '강아지' 혹은 '고양이' 그 이상입니다. 이들은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생각하고 반려동물의 미용, 건강, 의료에 돈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사료, 의료, 미용 등 반려동물 관련 시장 규모가 2017년 2조 3,000억 원을 기록했고 2021년에는 3조 7,000억 원을 기록했다고 하는데요. 이중 의료 분야만 전체 시장의 28%인 6,500억 원에 달했습니다. 3년 후 반려동물 의료 시장은 무려 1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2. "동물병원에서 호구 잡혔어요 ㅠㅠ"

그러나 늘어나는 시장만큼 반려인들의 만족도는 그리 높지 않습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의 온라인 카페에 '진료비'라고 검색하면 많은 사람들이 진료비 영수증을 첨부하고 '이렇게 비싼 게 맞냐?'는 질문을 하는데요. 동물 진료는 온통 비급여 진료이기에 진료비는 말 그대로 '부르는 것이 값'이고 가격대도 병원마다 천차만별이기 때문입니다. 

반려동물이 수술이라도 한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는데요. 수술이 끝난 후에야 월급보다 비싼 병원비 청구서를 받아 들고 손 떨려하며 결제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런 경우가 예전보다는 덜할 것으로 보입니다. 바로 수의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기 때문입니다. 과연 법 통과 후 반려인들은 어떤 변화를 맞이할 수 있을까요?

 

3. 사전에 '병원비' 좀 알려달라는 법안 개정

먼저 동물병원에서는 진찰, 입원, 예방 접종, 검사 등의 비용을 게시해 반려인들이 가격을 치료 전에 알 수 있게 했습니다. 그리고 게시된 금액을 초과해서 비용을 받을 수 없도록 했죠. 또한 질병명이나 진료 항목 등이 지금까지 통일되지 않았지만 이를 표준화하는 법적 근거도 마련되었습니다.

수술과 같은 중대 진료를 할 때도 반려인들은 미리 진료비에 대한 사전 고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수의사가 사전에 진단명, 진료의 필요성, 후유증, 예상 진료 비용 등을 알리고 이를 서면으로 동의까지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사전 고지한 진료비용을 초과하여 진료비를 받는다면 반환할 의무가 있고, 이를 미이행할 시 1년 이내 동물진료업을 정지당할 수 있습니다. 또한 중대 진료에 대해 설명하지 않거나 서면으로 동의를 받지 않은 경우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죠.

 

4. 세금 폐지하고 "동물 의료보험" 만들어라!

많은 반려인들은 이에 대해 환영 의견을 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한수의사회 측에서는 이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데요. 바로 '지원 없이 규제만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대한수의사회 측에 요구하는 것은 몇 가지가 있었는데요. 그중 하나는 반려동물 대상 의료행위에 부과되는 부가가치세 10%를 폐지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사람의 의료보험 수준의 지원에 해당하는 국가동물 의료보험을 만들고, 동물병원의 개설 요건 등도 일선 병원 수준으로 해달라는 것입니다. 

 

5. 동물병원 진료비 폭등할 것

이들은 코로나19 사태로 마스크와 알코올이 부족한 상황에서 동물병원은 의료기관과 달리 국가로부터 어떠한 지원도 받을 수 없었다며 서운함을 토로하고 있는데요. 이에 동물 의료의 공공성을 인정한다면 규제에 상응하는 공적인 지원도 반드시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이고 있습니다. 또한 이런 식의 법 개정은 동물병원의 불안감을 자극해 그동안 억제되어 왔던 진료비 인상을 부채질하는 등 진료비 폭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경고하고 있네요. 

무엇을 내주어도 아깝지 않은 내 가족인 반려동물. 이번 기회에 진료비의 투명성이 더욱 강화되길 바라는데요. 그럼에도 상당 기간 진통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과연 이번 법률 개정은 진료비의 폭등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반려인들의 고민을 해결해줄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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