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졸업 후 열심히 취업 준비를 하던 A씨. A씨는 결국 한 회사에 취업하게 되었습니다. A씨는 설레는 마음으로 신입 사원 연수에 참여했습니다. 그러나 몇 주간의 연수 후 A씨는 회사에서는 한 가지 제안을 받게 되었습니다. 바로 '연수를 마친 후 퇴사하시면 450만 원을 드린다'는 것이었죠. 과연 여러분이 A씨라면 이 제안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이실 건가요?
이런 회사는 실제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바로 미국의 신발 판매 쇼핑몰 자포스입니다. 자포스는 경제전문지 포춘(Fortune)이 선정한 2010년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중 15위를 차지한 곳이기도 하죠. 2009년에는 세계 최대의 전자 상거리 회사인 아마존에 12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조 3,800만 원이라는 거금으로 인수가 되어 세계적인 화제가 되기도 했죠. 그리고 자포스의 이런 황당한 제안은 자포스의 회사 경영, 그리고 인재 관리 방침을 잘 보여주고 있는데요. 과연 자포스에서는 왜 이런 제안을 하는 걸까요?
자포스의 고객센터를 이용해본 사람들이라면 자포스가 독특한 회사라는 것을 자연스레 알게 됩니다. 예를 들어 자포스에서 본 신발이 너무 마음에 들지만 품절된 상태라며 전화를 한 고객들에게는 경쟁 사이트를 검색해 알려주고, 신발이 마음에 들 때까지 무료로 반품을 해주며, 어머니의 신발을 주문했다 어머니가 사고로 더 이상 신발이 필요하지 않게 되어 반품 신청을 한 고객에게는 위로의 꽃다발과 카드를 보내줍니다.
사실 이런 에피소드는 회사의 '방침'이나 '매뉴얼'이 아닌 '자포니언'이라 불리는 개인 직원들의 선택이죠. 이들은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으며, 주인의식으로 업무를 처리하게 됩니다. 사실 이는 직원들 입장에서 호불호가 갈리고 있는데요. 어떤 사람들에게는 이 회사 문화가 좋지만 또 어떤 사람들은 회사 문화에 거부감을 느끼는 것이죠. 이에 자포스는 새로운 직원을 채용할 때 직원과 기업이 잘 맞는지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 A씨가 자포스에 입사해 몇 주간 교육을 받았다는 이유로 아무런 성찰 없이 입사를 하게 된다면 어떨까요? 이는 회사 측에도, A씨 측에도 손해입니다. 이에 자포스에서는 신입사원들이 '내가 진짜 이 회사에 입사해도 괜찮을까?' '자포스의 문화에 잘 맞을까?' '내가 이 회사에서 성장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 해보게 하는 것이죠. 이에 만약 회사를 그만두면 4,000달러, 우리 돈으로 약 460만 원을 준다고 제안을 하는 것이죠.
과연 이런 제안에 자포스의 신입사원들은 어떻게 반응할까요? 이 돈을 받고 회사를 떠나는 신입사원은 약 2% 정도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 제안으로 인해 회사를 떠나는 신입사원은 돈을 받으니 만족하고, 자포스의 경영진은 회사와 맞지 않는 사람들을 걸러내니 만족합니다. 또한 제안을 거절하고 회사에 남는 직원들 또한 만족합니다. 그들은 '자신이 원해서' 이곳에 남아있는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런 기업 문화가 자포스를 12억 달러짜리 회사로 만든 것이 아닐까 생각되는데요. 제프 베이조스는 이런 문화를 아마존으로 이전하고 싶었던 것이죠. 물론 대부분의 온라인 업체들은 콜센터를 외주에 의존하며 비용을 줄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자포스에서는 콜센터를 기업활동의 핵심으로 보고 내부 핵심 사업부문으로 활성화했는데요. 직접 고용으로 인해 비용이 많이 들지만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데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