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유명한 주식 투자 격언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실 이 말은 조금 진부할 수도 있는데요. 그럼에도 ‘분산 투자’라는 중요한 원칙을 잘 알려주는 말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주식 투자자라면 누구나 분산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막상 분산 투자를 하려고 하면 막막한 생각이 들죠. 또한 무작정 투자하는 종목의 수를 늘리는 것을 분산 투자라고 생각하는 투자자들도 많이 있는데요. 사실 분산 투자는 종목을 늘리기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늘 돈공부에서는 진정한 의미의 분산투자가 무엇인지 소개할 텐데요.
‘금융권 일타강사’로 불리는 신한은행의 투자상품서비스(IPS) 기획부 오건영 부부장이 소개하는 분산 투자의 방법을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자산 분산 (위험/안전)
먼저 분산 투자를 할 때 위험 자산과 안전 자산으로 분산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주식은 전형적인 위험자산이며, 국채 등의 채권과 예금 적금 등은 원금 지급이 거의 확실하므로 안전자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스타일 분산 (가치주/성장주)
2020년 주식 시장을 보면 매우 재미있는 양상이 펼쳐졌습니다. 작년 상반기에는 네이버, 카카오 등 IT 관련 성장주의 주가가 많이 올랐죠. 그러나 9월, 10월을 거쳐 11월에 백신 소식이 들려오며 실물 경제에서 성장이 나올 수 있다는 생각으로 성장주의 주가는 다소 꺾이고 가치주의 주가가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 성장주란? 현재보다 미래에 성장할 가능성이 큰 종목
* 가치주란? 기업의 실적이나 자산규모에 비해 기업의 가치가 저평가되어 있는 종목
이런 상황은 2020년에만 일어나는 일은 아닙니다. 이에 투자자들도 성장주와 가치주에 분산해서 투자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실물 경기가 좋아질 것 같다가도 안 좋아질 수 있고, 시장의 상황도 계속해서 달라지기에 성장주와 가치주에 분산해서 투자한다면 더욱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시점 분산
적립식 펀드를 아시나요? 적립식 펀드는 일정 기간마다 일정 금액을 나눠 장기간 투자하는 펀드를 말하는데요. 투자자들이 투자를 할 때도 이런 방식으로 시점을 분산할 수 있습니다. 시점 분산을 하는 경우 금리 변동이나 경제 위기, 코로나19 등 시점에 대한 리스크를 피할 수 있습니다. 단 실물 경제가 좋아질 것 같다는 판단이 든다면 시점 분산을 줄이면서 성장주보다는 가치주의 비중을 줄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 경우 수익률과 리스크 관리를 모두 잡을 수 있겠죠.
4. 통화 분산
달러처럼 원화가 아닌 통화를 분산하는 것도 분산 투자의 한 방법입니다. 사실 달러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환율 변동에 따른 환차익을 노리고 접근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요. 사실 ‘환율은 귀신도 모른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환율을 예측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이에 달러에 대한 특징을 이해하고 포트폴리오 분산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과연 달러는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을까요?
달러는 기축통화로 궁극적인 안전 자산입니다. 신흥국이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달러로 돈을 빌리게 되는데요. 이들은 달러를 팔고 해당 국가의 통화를 사서 투자를 하게 됩니다. 그러나 경제 상황이 안 좋아지면 이들은 다시 해당 국가의 통화를 팔고 달러를 사서 돈을 갚아야 하는데요. 이런 경우 많은 국가에서 달러를 사들여야 하기에 일시적으로 달러의 수요가 폭발하며 달러의 가치가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즉 달러는 안전자산이기에 금융 시장이 흔들릴 때 수요가 증가하는 것이죠. 이런 상황에서 달러를 조금 팔아서 값이 떨어진 주식을 사면 된다고 하는데요.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이 박살났다면 엄두가 안 나겠지만 이런 식으로 달러를 사둔다면 또다시 접근할 용기가 생기는 것입니다.
또한 우리는 원화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세계 경제가 흔들릴 때 대응할 수단이 없습니다. 그러나 달러를 가지고 있다면 다른 포트폴리오의 위기를 관리하며 수익률까지 챙길 수 있겠죠. 이에 달러를 환차익이 아닌 보험 자산의 개념으로 가지고 가는 것도 좋은 생각일 것 같습니다. 다만 보험을 가입할 때 내가 받는 월급의 전부를 한꺼번에 넣지 않듯이 자산의 일부를 시점을 분산해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다면 달러는 언제까지 모아야 하는 걸까요? 답은 바로 ‘위기가 찾아오는 날까지’입니다. 보험도 언제 다칠 줄 알면 다치기 전날 가입하면 제일 좋지만 그 예측은 불가능한 것처럼 위기가 다가오는 시점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위기가 찾아온다면 반드시 빛을 발할 자산입니다.
5. 금 투자

장기적으로 포트폴리오에 두기에 금도 좋은 자산입니다. 똑같이 오르고 똑같이 내리는 자산에 분산 투자를 하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지만 금은 움직임이 다르기 때문이죠. 이를 위해 금의 특성을 알 필요가 있습니다.
원래 과거에는 ‘금본위제도’가 있었습니다. 이는 금을 보유한 것만큼만 화폐를 찍어낼 수 있는 제도로, 이로 인해 금 1온스의 가치가 35달러에 고정되어 있었죠. 그러나 이후 미국에서는 베트남 전쟁 등으로 인해 금 보유고가 바닥났고, 이에 닉슨 대통령은 금과 달러의 교환을 정지한다는 정책을 내놓았습니다. 돈을 풀려고 보니 금이 없었기 때문이죠. 금본위제가 폐지된 후 화폐의 공급은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원래는 금 1온스에 35달러만 찍을 수 있었는데 이후에는 금 1온스에 200달러를 찍어낼 수 있었습니다. 금융위기 때는 더 많은 돈을 찍어냈습니다. 1온스에 1,000달러가 되고, 코로나 사태에도 더 많은 돈을 찍어냈습니다. 즉 금은 그대로 있지만 종이 화폐의 공급이 증가하며 화폐의 가치가 하락하게 됩니다.

또한 전세계는 코로나로 인해 너무 많은 돈을 풀며 부채 문제가 심각해졌습니다. 이에 이 돈을 다 벌어 갚는 것은 쉽지 않기에 화폐의 가치를 떨어트리는 인플레이션을 유도하고 싶어 지겠죠. 이에 인플레이션이 온다면 금값이 올라오는 모습들을 볼 수 있습니다. 즉 금 분산투자도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위한 방법이 될 수 있겠죠.

이외에도 신흥국과 선진국에 분산해서 투자하는 지역 분산, 대형주와 중소형주에 분산하는 사이즈 분산 등 여러 분산 투자 전략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을 다 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겠죠. 이에 투자자들은 자신에게 맞는 투자 방법을 찾아 적절히 분산한 뒤 상황에 맞춰 분산의 비율을 조절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