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후 돈관리를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부부는 일종의 '경제공동체'이기 때문이죠. 이에 많은 미혼남녀들은 결혼 전 이 문제에 대해 예비 배우자와 상의를 거치곤 합니다. 그러나 얼마 전 돈관리로 인해 남자친구와 갈등을 겪은 한 여성의 사연이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오며 네티즌들의 공감을 얻고 있는데요.
과연 어떤 사연일지 함께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1. 아내 생각 : 월급 합해서 용돈 받아 생활해야 부부
여성 사연자 A씨는 학원 강사입니다. 수입은 변동이 크지만 잘 벌 때는 세후 260만 원 이상, 못 벌 때는 세후 200만 원 정도를 벌었죠. 남자친구는 신임 공무원이라고 하는데요. 이에 현재 월급을 놓고 봤을 때는 A씨쪽이 더 많은 상황입니다. 호봉이 오른다면 언젠가 남자친구가 더 많아질 예정이죠. 둘의 월급은 합하면 500만 원 내외라고 하네요.
이런 상황에서 A씨는 결혼과 동시에 월급을 합친 후 계획적으로 지출을 하고 싶었습니다. 합친 월급에서 생활비, 적금, 각자 용돈 50만 원을 쓰되 돈관리는 누구 한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닌 함께 하는 것이죠. 함께 가계부도 쓰고 어디에 지출한 지 의견을 조율하되 각자의 용돈에 대해서는 간섭하지 않는 것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이런 경우 자신이 임신과 출산 등으로 일을 못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남자친구가 벌어온 돈을 함께 의논하고 어디에 지출할 것인지 정해서 사용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이었습니다.
2. 남편 생각 : 특정 금액 쓴다는 자체가 '억압'
그러나 남자친구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각자의 돈은 각자가 관리하고 싶다는 것이었죠. 예를 들어 특정 금액은 적금을 들고, 생활비는 각자 50만 원씩 지출하고, 부모님 용돈 드릴 것 또한 모으는 것이죠. 그리고 나머지 돈은 알아서 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용돈을 받으면 억압을 받는다는 느낌이 들 것 같았습니다. 그렇다 한들 자신은 돈을 흥청망청 쓰는 사람이 아니기에 설령 돈이 있어도 막 다 쓰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었죠. 그리고 실제로도 남자친구는 돈을 아껴 쓰는 타입이었습니다. A씨가 임신, 출산 등으로 인해 수입이 없을 때는 생활비를 주는 걸로 하면 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버는 돈인데 억압받고 자유롭게 쓰지 못하는 것이 싫다고 했죠.
3. '이럴 거면 왜 결혼하나요?'
이런 남자친구의 의견에 A씨는 부부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이럴 거면 결혼을 왜 하느냐는 생각이 들었죠. 서로 용돈 50만 원에서 부족하면 융통성 있게 더 쓸 수도 있는 거고, 그것을 용돈이라는 개념이 아닌 서로 상의하고 쓰자는 말인데 왜 '억압'이라는 말이 나오는지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남자친구는 각자 관리해도 적금을 들고 돈을 모으는 것은 다 똑같다는 입장이었는데요. 다만 자신이 억압받는다는 생각이 싫을 뿐이라고 했습니다. 생활비 산정 후 남는 돈에 대해서는 알아서 관리하고 싶다는 것이었죠. 꼭 돈을 합쳐야 부부라는 생각도 고정관념이고 매일 보고 함께 사는 것도 부부라며 A씨를 설득했죠.
A씨는 남자친구와의 의견이 좁혀지지 않아 속상했는데요. 남자친구의 말대로 할 거면 결혼은 왜 하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A씨의 부모님도, A씨 주변의 친구들도 다 함께 관리하며 용돈을 정해놓고 쓰는데 용돈이라는 개념이 그렇게 답답한 건지
4. 미혼남녀 97.2%는 A씨(아내)의 편!
그렇다면 과연 미혼남녀들은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요? 결혼정보회사 듀오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혼남녀 10명 중 9명인 97.2%는 결혼 후 경제 지출을 배우자와 공동 관리하고 싶어 한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가계를 함께 관리하려는 이유는 다양했는데요. 응답자의 43.9%는 '공동체인 부부가 함께 관리하면 효율적인 소비 계획을 세울 수 있어서'라고 답했으며 이어 16%는 '경제관념이 더 좋은 사람과 함께 관리하는 것이 좋아서' 13.4%는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해서, 11.3%는 출산 및 육아 등을 대비해 최대한 저축을 많이 하기 위해서라고 답했습니다.
5. 전문가들도 통장은 합치는 것을 추천
이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은 어떨까요? 전문가들 또한 A씨의 방법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일단 용돈 통장은 별로도 빼두고 함께 사용할 공용 통장을 별도로 구비하는 것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중복된 지출이 없어지고, 상대방의 지출이 있어서 서로 관리해줄 수도 있죠. 과도한 소비를 막기 위해서는 서로의 지출을 어느 정도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또한 이런 경우 가정의 자산의 현황을 파악하기에도 용이합니다. 자산이란 보통 자본과 부채의 합이라고 합니다. 자산은 현금, 주식, 펀드, 부동산 등이고 부채는 현재 자산에는 포함되지만 특정 시점에는 갚아야 할 빚인데요. 이를 솔직하게 공유하고 소통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죠.
물론 모든 부부가 이렇게 통장을 합쳐 생활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부부의 가치관에 따라 원하지 않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를 사전에 조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 중의 하나인데요. 이에 대화로 인해 서로의 의견을 조율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6. 네티즌 의견은?
이 사연에 대한 네티즌의 의견은 어떨까요? '따로 돈관리하는 지인 부부 보니 부부라는 개념 없고 동거인 같아요. 돈도 생각보다 안모이고, 돈 때문에 빈정 상하는 일도 생기죠. 남자가 유흥 좋아하면 딴짓하다 걸리는 경우도 봤고, 아이 낳으면 여자에게도 불리합니다. 보통 나중에는 이혼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남편 방식으로 사는 집은 보통 잘 사는 집이에요' '남편 방식이면 아이 안 낳을 듯' '부부 소득이 비슷하다면 합치는 게 좋지만 한쪽이 월등히 많이 벌면 아쉬운 점도 분명 있죠'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